내가 사랑하는 나무

다순다순 2019. 3. 13. 19:30

심지가 곧다
내가 아는 나무가 하나 있다
그 나무는 아마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갈때 뿌리를 내린듯 하다
낙엽이 지고 땅이 얼어 붙었지만 나무의 씨앗은 꿋꿋이 싹을 피웠고 차가운 땅에 자신을 내렸다
나무가 땅에 묵묵히 뿌리내리는 내내 추운겨울이었다
그 해는 유난히 눈도 펑펑 쏟아졌고 사방이 꽁꽁 얼어붙은 땅이었다

나무의 존재를 알리는 기둥이 폭하고 대지를 뚫었다
세상으로 나오려 애쓰던 시간에 집중하느라 나무는 봄이 온 줄 몰랐지만 봄이 왔다
광야에
그 광야는 푸르렀다
고개만 내민 그 나무는 앞으로 언제고 클것이다
키를 키우며 가지를 뻗는다
그러는 중 또 겨울이 올테지만 걱정없다
이미 잘 견뎌졌으니까 어쩌면 그 고요한 겨울을 즐기며 웃을것이다
세상이 조용하다며 좋아할것 같다

나의 이 나무가 영원히 그 자리에 살아있어 기쁘다